공주가 없는 공주 금강 / 박영균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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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 댓글 0건 조회 5,112회 작성일 10-12-28 15:38전시기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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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소명 |
공주가 없는 공주 금강
박영균展 / PARKYOUNGGYUN / 朴永均
2010_1211 - 2011_0106 / 월요일 휴관
후원_경기문화재단 기획_갤러리 이레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이레_GALLERY JIREH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405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올해로 10회 개인전을 여는 박영균 작가의 '' 공주가 없는 공주 금강展이 갤러리 이레에서 열린다.
작가는 2009년 오페라 갤러리에서 열린 "밝은 사회" 展 이후 새로운 모색을 꿈꾸고 있다. 1년여 만에 여는 이번 개인전에서 그는 못 다한 이야기를 하는 시작 단계로 몇몇 신작을 보여준다.
대학시절의 관심사가 근간이 되어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작업을 많이 하는 그는 풍경 속에 내용을 담는 작업으로 구현했다. 원색을 기반으로 한 화려한 색채는 자칫 튈 수 있는 색감임에도 불구하고 풍경 속에서 따뜻한 기운을 발한다. 밝은 색채와 아기자기한 풍경 뒤에는 작가가 의도한 숨은 의미가 있어 내용을 파악하는 재미가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형들을 작가는 '요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는 데 있어 가볍게 여러 번 치는 잽(jab)보다는 한 방이라도 일관되게 굵은 목소리를 내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박영균 작가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 박영균_2008년 6월 10일 내 컴퓨터 바탕화면_191×350cm_2010
- 박영균_공주가없는공주금강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30×490cm_갤러리이레_2010
● 『공주 금강에서』 라는 작품이 사이즈가 커서인지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시선이 가요. 간단하게 작품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 그림은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충남 공주의 금강 지역 모습이에요. 인터넷으로 뉴스 기사를 보다가 공사 현장이 너무 처참해서 안타까웠어요.
그 뉴스 사진 자체를 그림에 담았고 오른쪽에 바비 인형은 십자가에 박힌 공주의 모습입니다. 충남 공주(公州)를 공주(公主)의 이미지로 비유한 것이죠. 그림 왼쪽 부분에 나의 분신이고 꿈속의 이야기, 나의 희망 같은 이야기들을 요정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 요정들이 강과 물고기들 모래들을 보호해 주는 심정을 이야기한 거죠. 이 레고나 요정들이 포크레인을 무찔러 줄 것 같지 않나요? 하하하
- 박영균_공주가없는 금강에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30×490cm_2010_부분
- 박영균_새가지풍경속에있다 그리고 금강에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가변설치_2010
● 인형들이 그런 의미였군요. 그럼 사람의 형상을 인형이 대신한 것이네요? 실제 인물이 아닌 인형의 이미지로 그리신 이유가 있나요? 제 8번째 개인전의 작가노트에도 이런 이야기를 적었는데요, 정치적인 장면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싶어서 인형이라는 매체를 끌어들여 의인화 한 것이에요. 보다 즐겁고 유쾌하게 현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서죠. 저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들도 인형이라는 매체를 사용하고 있고요, 인형이라는 사물의 즐겁고 발랄한 이미지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인형의 이미지를 그만 이용하려고요. 제 작업은 매체나 형식보다는 내용에 우선을 두는 게 중요하니까요. 지금 계획으로는 인형 이제 안 그리려고요.
● 그럼 다른 방식으로 그 이미지를 대체할 생각이신가요? 대체할 것은 아니고요.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변화를 주려고 해요. 90년대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작가들에게는 늘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것에 대한 강박이 있어요. 그래서 그 강박이 회화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뒤틀거나 꼬지 않고 그림으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 인형의 이미지 때문인지 한편으로는 키치적으로 보이기도 해요. 혹시 의도하신 건가요? 네, 저는 주로 새롭게 창조한 이미지보다는 기존에 존재하는 이미지, 포토 뉴스를 많이 이용했어요. 키치적이죠. 회화가 가지는 이상한 권력 같은 것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하찮고 사소하다 할 수 있는 광고나 상업적인 이미지를 가져와서 그런 근엄하고 딱딱한 것을 탈피하고 발랄하게 표현하려는 의도에요.
● 전시장의 작품 중에 포장된 상태로 걸린 작품이 있는 데요, 이렇게 설치한 이유를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이 작품은 작년 이맘때 경기도 미술관에서 열린 "1990년대 이후의 새로운 정치미술 : 악동들 지금/여기" 전에 출품했던 『돌아온 촛불』 이라는 작품이에요. 원래의 제목은 『촛불 소녀』였는데요, 국공립 미술관 전시에서 반송됐어요. 아무래도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겠죠? 전시 타이틀은 정치미술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촛불의 이미지는 걸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제목을 돌아온 촛불로 바꾸고 포장된 상태 그대로 걸었습니다. 반송된 것이니까요.
- 박영균_촛불소녀_캔버스에 유채_112×194cm_2010
- 박영균_촛불 소녀5.반송된촛불소녀 포장지 태이프_캔버스에 유채_112×194cm_2010
● 다른 작품 설명도 부탁드릴게요, 『잘가요』 라는 작품에서 배경은 인왕산이고 앞의 성은 경복궁, 청와대를 뜻하죠. 그림 속 공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구차가 지나간 자리에요. 그 자리에서 사람들이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이죠. 그래서 제목을 『잘가요』라고 지었어요. 이 그림에서 힌트는 산이에요. 인왕산 줄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거든요. 『2008년 6월 10일 내 컴퓨터 바탕화면』 이 작품은 6개월 동안 그린 아주 공들인 그림이에요. 6월 항쟁 20주년 기념과 소고기 수입 반대 100만인 시위가 있었던 현장의 모습입니다.
● 작품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은 '2010 현실의 발언'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페라 갤러리에서 했던 '밝은 사회' 전에서는 정면으로 말을 못 한 것 같아요. 인형을 등장시켜서 사회를 간접적으로 이야기했고, 솔직히 말하면 상업 공간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미술에 있어서 상업적인 것과 그렇지 않을 것을 확연하게 구분할 수는 없지만 저는 제가 이야기할 몫이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이야기 하지 못한 것이 후회 됐어요.
● 그럼 그 때의 아쉬움을 털어내고자 신작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신 건가요? 아직은 시작단계죠. 누구나 작품에 담아낼 스토리는 있지만 표현해내는 형식에 대한 고민이 많아져서 정작 해야 할 이야기는 뒤처지고 형식만 쫓아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어요. 이제는 하고 싶은 말을 정면으로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은 출발이에요.
● 공공미술에 관심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지금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계신 프로젝트가 있나요?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경희대학 앞 골목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일명 "경희 회기하다" 입니다. 대학 앞이 상업화 되어 가고 자본과 상업적 유행만이 넘쳐 나는 곳으로 계속해서 변하고 있습니다. 회기동은 골목이 많은 지역입니다. 대학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죠. 경희대가 자리 잡고 있고 옆에는 한국외국어대, 서울시립대학교가 있습니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학생 주민 그리고 이 골목에서 성장하고 학창시절을 보낸 많은 사람들의 기억들, 청춘의 골목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시작한지가 2년이 되어가서 제가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인데 학생들도 미술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 같아서 보람이 있죠. 그런데 앞으로 일을 시작 했으니까 끝맺음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끝맺음이라는 게 물건을 만들어서 완성하는 방식이 아닌 이 성과들을 어떻게 취합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재탄생 시켜야하는 관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완성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4,5년 후에 어떻게 이 골목들이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 질까? 상상을 할 때가 결론은 없지만 그냥 상상할 때 좋습니다. 그래서 작은 예로 나의 상상 중에 이런 것도 있어요. 나도 대학 생활 때 골목에서의 추억이 많은 데 골목에서 사람들과 뭔가를 이야기하고 관계를 맺고 즐거워 질 수 있고 사색하면서 걸을 수 있는 그런 생각을 하면 즐겁죠.
● 공공미술을 처음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벽화로 처음 시작하시게 된 거죠? 예, 벽화로 시작해서 여러 공공벽화를 했고, 아트 인 시티 프로젝트 예술 감독을 맡았었어요. 기존의 미술의 방식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흰 벽의 전시장에 그림을 거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방식으로는 더 많은 이야기나 관계를 맺는 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공공미술을 하다보면 개인적으로 경험도 쌓이고 더 많은 다양한 사람들 만날 수 있어요. 그런 점이 좋아서 시작했죠.
● 공공미술과 본인이 하는 개인 작품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저희 학교 다닐 때, 80년대는 공공미술이라는 게 없었죠. 독재에 항거하는 선전 선동 미술이라고 할까요. 포스터 형식의 걸개그림이나 깃발, 그림, 벽화 이런 것들을 했죠. 그런 시작들이 지금의 한국의 공공미술의 시작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것을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지만... 공공미술과 개인 작업은 분리되지 않고 병행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공미술에는 여러 장점이 있어요. 세상과 직접 부딪혀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고, 개인적인 소재보다도 타인의 생각과 그 속에서 나와 너에 대한 관계설정의 위치를 바라보는 게 미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별하게 공공미술이 형식과 장르가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어떤 자세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부터 출발하는 게 어떻게 보면 공공미술이라고 보여 집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 경계를 나누고 싶지는 않습니다. ■ 정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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